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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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김의겸·고민정…결국 ‘文의 입’ 모두 총선에 뜬다

‘부동산 투기 의혹’ 민주당 군산 공천 못받은 김의겸 / 민주당 탈당 후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 문재인 대통령 첫 대변인 박수현, 정진석과 리턴매치 / 직전 대변인 고민정, 광진에서 오세훈과 상대
박수현·고민정·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사표로 문재인 대통령의 ‘입’ 청와대 대변인 출신들이 모두 총선 무대에 선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대변한 만큼 총선에서 이들의 생환 여부는 국민이 정권 심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척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열린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을 연다. 김 전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민주당에 들어가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다. 김 전 대변인은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로 나선 것은 언론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다”라며 “지금처럼 소모적이고 전투적인 관계가 아닌 생산적이고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 전 대변인은 그동안 정권을 비판하는 숱한 보도로 기자상을 수상하며 유명세를 탔다. 언론인 출신이 퇴직 후 정권의 ‘입’으로 합류한 것에 대한 비판에는 반성없이 또 ‘언론 탓’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출신임을 이용해 그 어려운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투기에 이용했던 정권 인사께서 무슨 염치로 기어코 이번 총선에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오히려 문 대통령에게 더 해를 끼치는 행위는 아닐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청와대 대변인 시절 부동산 투기 논란 등으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김 전 대변인뿐 아니라 이번 총선에서는 문 대통령의 청와대 첫 대변인을 수행한 박수현 전 의원, 고민정 전 대변인도 도전장을 던졌다. 박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현역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과 재대결을 벌인다. 박 전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나온 뒤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당 경선을 치러보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지낼 때도 공주에서 다닐 정도로 지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박수현·김의겸 전 대변인에 이어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지낸 고 전 대변인은 서울 광진을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상대한다. 이 지역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선을 지낸 곳이어서 여권에 유리한 표밭으로 분석되지만 상대가 야권 거물 인사라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고 전 대변인은 “그분께서는 1년 정도 표를 갈고 닦았지만, 민주당은 20여 년 동안 갈고 닦았다”며 “민주당이 갈고 닦았던 것이 제게 체화되어 있다”고 방송에서 전했다. 고 전 대변인은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서 나올 때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본인만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님 말씀이 저한테는 무거워서 비밀로 가져가고 싶다. 대변인으로 있을 때 대통령님께서 그냥 하셨던 말씀인데도 이걸 누군가한테 얘기 했을 때 기사가 워낙 많이 나왔다”며 “대통령님의 말씀은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것들이 많지 말로 전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저한테 사사로이 하셨던 말씀들도 있지만 나중에 대통령 임기가 끝나실 때쯤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이 결과적으로 모두 총선에 나오면서 대변인 자리가 결국 총선을 위한 경력, 출세 길로만 보일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