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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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운영자 신상공개” 청원, ‘자유한국당 해산’ 넘어 역대 최다 등극

 

피해자 74명의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해 ‘박사방’이라 불리는 텔레그램 대화방(n번방 통칭)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조모(닉네임 ‘박사’·사진)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역대 최다 동의 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조씨)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22일 오후 4시30분 기준 187만여 동의를 넘어섰다. 

 

 

이전까지 역대 최다 동의 수를 기록한 국민청원은 작년 5월22일 마감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정당해산 청원’이었다. 당시 183만1900 동의를 얻었다.

 

‘n번방 운영자 신상공개’ 청원글을 올린 청원인은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달라”며 “성착취 동영상을 150만원이나 주고 관전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삐뚤어진 성관념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피해자를 겁박해 가족 앞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이게 악마가 아니면 뭐가 악마인가?”고 분통을 터뜨리며,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란 단어는 사치다. 언제까지 두고 보려고 하는가. 이런 나라에서 딸자식을 키우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20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올라와 22일 4시30분까지 124만여명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100만 동의를 돌파하는 등 더 빠른 속도로 국민의 공감을 샀다.

 

이 두 청원에 동의한 숫자는 현재까지 311만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로 운영자인 ‘박사’ 조씨를 검거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19일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스폰 알바’를 모집해 피해자 74명을 유인, 나체 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빌미로 성 착취 동영상 및 사진을 찍게한 뒤 텔레그램 ‘박사방’에 공유했다. 

 

조씨는 방 참여자들에게 암호화폐로 금전 대가를 받았다. 무료로 누구나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을 운영한 뒤, 영상의 수위에 따라 3단계로 유료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 유료 대화방의 입장료는 1단계 20만~25만원, 2단계 70만원, 3단계 15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회원은 방 하나가 개설 될 때마다 많게는 1만명, 적게는 수백명이 접속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PC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통해 가입자들을 찾아내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