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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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공천 갈등 폭로 한선교·공병호, “사과”…황교안, “결과 없었는데 압박 있나”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왼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미래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 관련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압박이 있었으니 결과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말을 아꼈다. 한국당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회’가 작성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을 대폭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한 전 대표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먼저 자유 우파를 지지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저의 경솔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폭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에 하나로 나아가야 할 길에 잠시 이탈한 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9일 통합당 영입인재 일부를 비례대표 공천 안정권에 배치한 후보자 추천명단이 대의원 투표에서 부결되자 전격 사퇴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통합당 일부 의원과 당직자가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공병호 전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도 황 대표가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진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그러나 한 전 대표의 사과문에 앞서 공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공병호 TV‘에서 ‘정말 죄송합니다’ 영상을 올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와는 딴판으로 야권이 분열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게 된 점에 정말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일체 외부 인터뷰를 사양하고 지난 20일 동안 있었던 일들에는 입을 다물겠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와 공 전 위원장이 태도를 180도 바꾼 배경에는 통합당·한국당 안팎의 강한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와 공 전 위원장이 일부 문제가 있는 비례대표 명단을 끌고 가려고 했던 것의 원인에 대한 강한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보수 통합을 명분으로 백기 투항 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의 한국당 압박에 대해 “압박이 있었으면, 결과가 있어야 될 거 아닌가. (공천) 결과가 없었는데 압박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냐”고 말을 아꼈지만 한국당 지도부 교체와 황 대표 측근들의 한국당 투입은 압박의 결과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국당은 23일 대의원 투표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천 명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공 전 위원장이 추구하던 ‘청년’과 ‘보수 스피커’보다는 배규환 공관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는 민생과 경제,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여 투쟁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새롭게 발탁한다.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기는 공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 공천에 대해서는 “제가 답할 부분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