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련 대구시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설전을 벌인 이면에는 대구시의회가 이 의원에게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았음이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대구시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경예산안 원안을 통과시켰다.
총 6599억여원의 추경안은 문제 없이 통과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진련(45·비례대표) 의원이 긴급생계비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으나 사전신청을 하지 않으면 발언권이 없다는 이유로 대구시의회의장이 이를 불허했다.
반면 대구시의회 다수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미리 원고를 준비해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앞서 이 의원이 권 시장의 행태를 비판하자 발언 자체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5일 이진련 의원이 임시회 발언중 ‘긴급생계비 총선 후 늑장지급’을 비판하자 권 시장은 중도퇴장한바 있다.
이 때문에 어떤 토론이나 질의도 없이 만장일치로 추경안은 조용히 마무리됐고 권 시장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 의원은 이에 따라붙으며 질의를 시작다.
이 의원은 “긴급 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며 “사람들이 납득이 안되니까 근거를 좀 주시면”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권 시장은 “이게 정치하는 거야? 제발 힘들게 하지마 좀”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지 않고 “이거 하나만 답해주시면 된다”고 질의를 이어갔고 “이진련 의원 하나 때문에…저기 이진련 의원이 좋아하는 박원순 시장님이나 이재명 지사는 왜 현금으로 못 드리는지 물어봐라. 거기가서 물어봐. 자꾸 그렇게 질문을(휘청). 괜찮아 놔놔”라며 몸을 휘청였다.
이후 권 시장은 대전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권 시장 측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피로가 누적된 탓으로 보인다"며 “과로 때문이며 몸에는 큰 이상이 없고 몇가지 검사 거친뒤 퇴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시의원은 “질의를 했을 뿐인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면서 “다만 민의를 대표하는 의원에게 발언권 자체를 주지 않으니 시민들 궁금증은 어디서 풀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 시장이 과로로 몸이 좋지 않다고 하니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