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자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두 달 연속 급격히 위축돼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수준 만큼 떨어졌다. 코로나19의 장기화 할 경우 소비심리 하락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대비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CCSI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12.7포인트) 수준을 뛰어 넘었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기준선(100)을 크게 밑도는 건 그만큼 비관론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던 지난 10~17일까지 이뤄졌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늘자 현재경기판단(38포인트)과 향후경기전망(62포인트),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지수, 소비지출전망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취업기회전망지수 역시 17포인트 감소한 64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개월간 소비심리 위축세가 이어진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소비심리에 미치는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심리지수는 사상 최대 하락을 기록했지만 집값 전망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12로 전월대비 4포인트 내렸지만 이달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인식도 각 1.7%, 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스1
(자료사진) 사진은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