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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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코로나發 쇼크… ‘고용대란’ 가시화

2월 ‘심각 단계’ 격상 뒤 첫 지표 /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1849만명 / 0.9% 늘어 통계 이래 증가폭 최저 / 방문 판매 등 기타종사자 4만명 ↓/ 숙박·음식점업은 5만3000명 급감
3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달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고용노동부 ‘2020년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4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보다 16만3000명(0.9%) 증가한 것으로, 이는 월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증가율도 역대 최저다. 임서정 노동부 차관은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1월 27일 ‘경계’로, 2월 23일 ‘심각’으로 격상된 뒤 처음으로 집계된 사업체 고용 지표”라며 “코로나19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1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해지며 이번 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3.8% 늘었다. 연합뉴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지난달 말 상용직 노동자는 1569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6만6000명(1.1%) 증가했고, 임시·일용직은 167만8000명으로, 3만8000명(2.3%) 늘었다.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방문판매원 등을 아우르는 기타 종사자는 111만7000명으로, 4만1000명(-3.5%) 감소했다. 임 차관은 “대면업종에 종사하는 기타종사자 등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일하는 종사자뿐 아니라 이용하는 이들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위기는 소규모 사업체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91만명으로, 6만5000명(2.3%) 증가했으나,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1557만9000명으로, 9만8000명(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은 지난 1월(22만1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호텔업을 포함한 숙박·음식점업 종사자가 120만8000명으로, 5만3000명 급감했다.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임대서비스업 종사자(113만2000명)는 1만2000명, 공연업을 포함한 예술·스포츠서비스업(31만1000명)은 6000명 감소했다.

 

노동부가 다음달 초 발표할 3월 노동시장 동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고용에 미친 영향이 더욱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3월 들어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작년 동월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