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2일 가족들을 대동하고 선거출정식에 나섰다.
이날 오후 나 후보는 동작구 태평백화점 앞에서 선거출정식을 열고 남편인 동부지법 김재호 부장판사와 딸을 소개했다. 나 후보는 딸을 소개하며 “세상에 많은 이야기가 회자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렇게 욕먹고 어떻게 정치하느냐’고 하는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겠다’고 말한다”고 자녀 관련 의혹을 언급했다.
나 후보는 “어떤 부정도, 불법도 없다는 말씀을 자신 있게 드린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딸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내 눈높이가 국민과 안 맞았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성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만든 가짜 프레임에 절대 주저앉지 않겠다. 반드시 승리해 동작과 대한민국을 살리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이날 출정식에 모습을 비춘 나 후보의 딸은 “기호 2번 나경원, 끝까지 달립시다”라며 공개 응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간 나 후보는 여러 차례 가족 관련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나 후보가 자신의 딸·아들 입시 과정에서 각각 성신여대와 미국 예일대의 입학 업무를 방해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지난달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라. 고발, 피고발된 사건 가리지 않고 빨리 결론을 내달라”며 “자녀 부정입학 건으로 처벌받을 경우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남편인 김 부장판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사건을 일부로 미뤘다는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다. 지난달 9일 MBC ‘스트레이트’는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허위로 은행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수사망을 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씨와 법정다툼을 벌인 정모씨의 항소심 재판이 미뤄졌는데 당시 담당판사가 김 부장판사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는 “재판이 충분한 이유 없이 계속 미뤄졌다는 건 고소인 측도, 최씨 측도 똑같이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김 부장판사가 의도적으로 재판을 미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나 후보는 방송 다음날 페이스북에 “해당 재판 담당판사였던 남편(김재호)이 재판을 이유없이 미뤘다며 마치 어떤 의혹이 있는 것처럼 방송했다”며 ‘피고인이 병합신청을 한 재심신청사건의 결정결과에 따라 병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공판기일을 변경함)’이라고 적힌 ‘공판기일변경명령’서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나 후보는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연기해준 것”이라며 “이것만 읽어봐도 피고인이 원해서였음을 알 수 있는데도 또다시 왜곡보도를 자행했다”고 방송을 비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나 후보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4.4%포인트) 접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TV조선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0일 서울시 동작구 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6.4%, 나 후보는 41.6%였다.
나 후보로서는 자녀 부정입학을 비롯한 가족 의혹이 동작을 지역 민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련의 의혹 제기에 대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적극 해명한 데 이어 선거출정식에 가족을 대동한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