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ICT 능통 교사 1만명 ‘해결사’ 투입… 온라인 개학 준비 ‘착착’

교육부, 학습 장애 해소 총력 / 18개 커뮤니티 통해 원격수업 애로 소통 / 학급방 개설 등 멘토링 봉사단 ‘교사온’ /
전국 교사 학습자료 모음 ‘학교온’ 오픈 / ‘e학습터’ 900만명 접속 서버용량 증설 / 삼성·LG선 저소득층 스마트기기 후원 / “美·中도 이미 운영… 韓 기술역량 충분”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확정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교사와 학생을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주관하는 교육부는 현장의 문제를 즉각 확인해 해결하는 소통 구조, 실시간 온라인 수업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긴 ‘교육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장 교사들은 온라인상에서 원활한 수업을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을 안고 있다. 이에 교육 당국은 원격교육 대표교원 1만명이 참여하는 ‘1만 커뮤니티’를 출범시켰다. 1만 커뮤니티는 교육 지원기관인 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BS 등과 교육현장이 실시간 소통으로 애로사항에 대응하고 정보제공 외에도 쌍방향 소통을 통해 다양한 관계자들이 동시에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다. 학교별로 ICT 활용에 능숙한 원격교육 대표교원을 선발하고, 교육지원기관의 이러닝 및 교육과정 담당 관계자들까지 한데 모아 즉각적인 학교별 장애요인 해결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교사가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1만 커뮤니티는 시·도 단위에서 1개씩, 또 전국 단위로 1개 개설해 총 18개의 커뮤니티(‘위두랑’)로 구성했다. 애로사항을 △현장 해결가능 △교육청 해결가능 △교육부·유관기관 해결가능으로 구분해 상황마다 알맞은 단위의 교육지원기관이 나서는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갖췄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습 과정 설계·운영에 낯선 교사를 위해 현장 교사로 구성된 온라인 학습 원격지원 자원봉사단도 운영한다. 따뜻한(溫) 교사이자 온(On)라인에서 활동한다는 의미의 자원봉사단 ‘교사온(溫)’은 온라인 수업 전문 교사가 지원 요청을 한 교사의 PC, 스마트 기기에 원격으로 접속해 1대 1 상담, 온라인 학급방 개설 등을 지원한다. 4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교사가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하고 학습·생활 지도 등의 가정학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온라인 학습 통합지원 누리집 ‘학교온(On)’도 개통됐다. 학교온에는 전국의 교사가 자발적으로 제작한 일일 학습 안내 정보인 ‘오늘은 뭐하지?’가 학년별, 교과별로 제안돼 있다.

학교온에선 교과 콘텐츠 외에도 문화예술·안전·인문 분야 등 타 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도 협력·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제공된다. 또 각 시·도 교육청에서 제공 중인 온라인 학습 관련 정보와 온라인 학급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 활용법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급방 따라하기’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초·중등학생 대상 온라인 학급방인 ‘e학습터’, 위두랑 개설·운영 등의 동영상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학급방 운영 등 교사가 직접 제작한 학급방 활용 동영상도 안내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이용할 각종 플랫폼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교육부는 e학습터 접속자 수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하루 900만명까지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지난달 24일만 해도 e학습터엔 560만명의 방문자가 몰렸다. EBS 온라인클래스도 기존 14만명 수준이었던 동시접속 인프라를 지난달 말까지 150만명으로 확대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동해 EBS를 비롯한 주요 교육 사이트를 5월 말까지 데이터 사용량과 요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IPTV는 학년별 교육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채널을 신규로 마련해 추가 요금 부담 없이 제공된다. 초등 1∼2학년은 EBS 플러스2 채널에서 시청이 가능하며, 신규 채널은 가용 채널KT 300번대, SKB 750번대, LGU+ 260번대를 활용해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 기기가 없어 원격수업이 어려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선 삼성전자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3만대, LG전자가 6000대의 스마트패드를 각각 후원하고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이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줄 예정이다.

온라인 개학을 앞둔 학생,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만큼의 질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한국 스마트 교육 1세대로 꼽히는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서울 계성초 교사)은 “대단한 욕심만 내지 않으면 온라인 수업으로도 충분히 질 높은 수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개학은 중국, 스페인, 미국 등 우리나라보다 교육 IT 인프라 여건이 열악한 나라에서도 이미 다 실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그나마 여건이 갖춰졌으니 화상수업 등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수업을 병행 중인 외국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들이 미리 제작된 영상이나 학습 콘텐츠를 보고 교사에게 추후 피드백을 받는 ‘콘텐츠 활용 수업’, 교사가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면 학생이 이를 수행해 제출하는 ‘과제 중심 수업’이 대부분이다. 조 회장은 “콘텐츠, 과제 활용 수업으로도 충분히 온라인 수업을 해나갈 수 있다”며 “모든 수업이 실시간 화상으로 이뤄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