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사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장기화로 지쳐가는 민심을 다독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일일 신규 확진자 100명 이하 발생이 3일째 이어졌다”면서 “3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늘고 또다시 떨어지기를 다섯 번째 되풀이하고 있다”고 국내 확진자 발생 현황을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에는 이대로 계속 떨어져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기를 되풀이한 이유는 그때마다 집단감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집단감염을 기필코 막아야 한다”면서 “같은 일이 거듭된다면 의료진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지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교집회는 집단감염의 요인 중 하나”라고 못 박았다. 문 대통령은 “조계종이 4월19일까지 모든 법회를 중단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 전국 각 교구가 미사를 무기한 연기하고, 개신교의 다수가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해준 종교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일요일) 여전히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예배는 신앙의 핵심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안정기로 들어서느냐 다시 확산하느냐 중대한 고비인 지금 이 시기만큼은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 등의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신규 확진자 가운데 해외 유입 비율도 상당히 높다”면서 “해외 입국자 중 90% 이상이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해외 감염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해외 감염자를 원천 격리해 2차, 3차 지역 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입국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자체 및 입국자 본인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시 등 앞장서 주신 지자체에 감사를 전한다”라며 글을 맺었다.
정부는 5일까지 시행하기로 예정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로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연장 조치를 통해 신규 확진자 수를 하루 평균 50명 내외까지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 文 대통령 “코로나19 환자 돌보던 첫 의료진 사망… 애석·비통”
같은 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첫 의료진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너무도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된 우리 의료진이 처음으로 희생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한의사협회는 고 허영구 원장님을 추모하며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면서 “늘 자신에겐 엄격하고 환자에겐 친절했던 고인의 평온한 안식을 기원한다. 국민들도 같은 마음일 거다.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떠나보내는 순간마저도 자가격리 상태로 곁을 지키지 못한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4월의 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감염병과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 제 몸 돌보지 않고 헌신하는 의료진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수많은 확진자 발생으로 밤낮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의료진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자신의 병원 일을 제쳐놓고 진료를 자청해 달려가는 열정이 지역사회를 코로나19로부터 이겨내는 힘이 되고 있다. 여러분들은 모두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의 평가도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돌보고 자신의 건강도 살피기를 바란다. 용기 잃지 말고, 더욱 힘내시고, 반드시 승리합시다”라며 글을 마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