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사회적 거리두기, 청와대는 선거와 거리두기.’
청와대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활발한 현장 행보를 놓고서 “4·15총선을 의식한 정치 운동” “사실상의 관권선거 아니냐” 등 비판적 시선이 제기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유행어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차용한 ‘선거와 거리두기’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펄쩍 뛰었다. 대통령으로서 응당 해야 하는 일을 한 것일 뿐 총선 의식이나 관권선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의 이같은 비판을 언급한 뒤 “오로지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는 청와대로서는 관권선거는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고,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달 들어 문 대통령은 경북 구미(1일), 제주도(3일), 강원도 강릉(5일)을 방문했다. 이날도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구미 방문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대구·경북 지역경제를 돌보기 위해, 제주도 방문은 4·3사건 72주기 추모식 참석을 위해, 강릉 방문은 지난해 발생한 산불 복구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각각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날 인천공항 방문도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해외발 입국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관련 검역을 실시하는 공무원과 의료진 등을 격려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강 대변인은 “구미, 제주 기념식, 강릉 산불피해 복구 현장 방문은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이미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지난달부터 정부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선거와 거리두기’라는 표현을 쓴 점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 비서관 등이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실을 청와대가 무겁게 받아들인 결과 아니겠는가 하는 관측을 내놓는다. 검찰은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 아래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청와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을 기소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은 “문 대통령이 올 들어 일부 참모에게 수차례 ‘총선과 관련해 청와대가 오해 살 만한 일을 해선 안 된다’며 검찰의 울산시장 사건 기소도 언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