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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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지하철, 썰렁한 도쿄 도심… “스테이 홈(Stay Home)!" [밀착취재]

日 ‘긴급사태’ 발령후 현지 모습 / 백화점·대형쇼핑몰 영업정지 / 마이니치 “아베, 늑장 대응” 비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도쿄시민의 발인 지하철 차량에 승객 2명이 앉아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대상 지역인 도쿄 도심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한산했다. 일본에서도 유동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는 점심시간임에도 오가는 사람이 확 줄었다. 이곳에 자주 취재 온다는 일본인 사진기자는 스크램블 교차로를 바라보며 “사람이 엄청 줄었다”며 “평상시 20∼30%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에 따른 영업점 휴업’ 같은 게시물을 내걸고 이날부터 짧게는 4월30일까지, 길게는 무기한 영업을 정지한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었다. 수도권 주민의 발인 지하철에서는 열차 한량에 승객은 1∼3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가 발령된 8일 낮 12시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를 오가는 사람이 평소보다 크게 감소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기명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요라 마사오(與良正男) 전문편집위원은 석간에 실린 ‘왜 이런 어리석은 대책을’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올림픽·패럴림픽 연기 후에야 대응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점을 거론하면서 “아베 총리가 올림픽 연기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일본은 괜찮다’고 어필하기 위해 고의로 낙관적 입장을 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아베 총리의 어정쩡한 태도가 국민 사이에 위기감이 퍼지지 않게 한 요인이 된 것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감염자 수는 지난 1일 3000명대 진입 후 4일 4000명, 7일 5000명을 돌파하는 등 사흘에 1000명씩 증가하고 있다. 도쿄에서는 이날 하루 최다인 14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오후 10시 현재 전체 감염자는 5589명(크루즈선 712명), 사망자는 109명(크루즈선 11명)이다.

 

일본에서는 명문 교토대 의학부 부속병원 의사와 레지던트가 회식이나 국내여행을 해 116명이 자가대기명령을 받는 등 의료진의 무분별한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병원에서도 의사와 레지던트 40여명이 회식을 한 뒤 18명이 집단감염 판정을 받았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