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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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인당 100만원” 제안에 유승민 “곤란”…불협화음 잇따라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인당 100만원씩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 곧바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문제 제기에 나서며 시작부터 당내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재 각국이 어떤 명분이든 대대적으로 국가 예산을 만들어 투입하고 있는데 대학생 지원도 마찬가지”라며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에 보태겠다는 대학생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하고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정부는 지금 당장 대학생과 대학원 학생들에게 1인당 100만원씩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긴급재난명령권 발동을 우물쭈물하지 말고 시행해서 이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소상공인 정책 전달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특별재난장학금’에 필요한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교육부 예산에서 활용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대학, 대학원생들에게 특별히 100만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도 이에 대해 “대학생, 대학원생을 합해 200만명이라 보고 100만원씩 지급하면 2조원 정도가 될 것인데 교육부 예산을 볼 때 대통령의 의지만 있다면 조달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특별재난장학금’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이날 경기 김포을 홍철호 후보 지원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상황일수록 국민의 세금, 국민의 빚으로 돈을 쓸 때는 원칙을 세워서 굉장히 조심해 쓰는 것이 맞고,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경제 회복에 국가재정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남은 돈 쓰듯이 흥청망청, 원칙 없이 쓰는 것은 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저도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 300만원도 드리고 싶으나 이런 것은 원칙의 문제”라며 “그 연령대에 학교를 못 다니고, 실업 상태에 있는 젊은이들도 있고, 아주 어려운 직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있는데 대학생, 대학원생으로 카테고리를 정해 돈을 드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앞서 유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주장한 전 국민에 1인당 5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악성 표(票)퓰리즘’이라며 비판했다. 이 같이 계속되는 당내 의견 차이에 대해 유 의원은 “당 안에서 소통·조율이 안 되는 결과”라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