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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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혼외자도 품겠다” VS 최태원 "전근대적 사고“

최태원 측, 노소영 진술에 “여론전, 진정성 전혀 없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가정으로 돌아오면 혼외자녀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 회장 측이 “여론전을 펴고 있다”며 반발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지난 7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전연숙) 심리로 열린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사회적으로 남다른 혜택을 받은 두 사람이 이런 모습으로 서게 돼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최 회장이 이혼소송을 취하한다면 저도 위자료와 재산분할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노 관장만 참석했고,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불출석했다.

 

노 관장은 재판부에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이에서 난 혼외자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 관장의 진술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최 회장 측은 발끈했다. 전날(9일)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반소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는 피고도 이혼 의사가 확고하면서도 언론에는 가정을 지키려는 것처럼 하는 것은 대중의 감성을 이용한 여론전일 뿐 그 진정성은 전혀 없다”고 발언의 저의를 의심했다. 노 관장이 이혼소송의 비공개 진술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최 회장 법률대리인은 “노 관장이 혼외자녀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당사자인 자녀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전근대적인 사고”라며 “비공개로 진행돼야 할 법정 내 진술 내용을 피고 측이 구체적으로 외부에 언급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물론 노 관장도 소 취하 의사가 없다고 보고 예정대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첫 재판에서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측에 재산 목록을 제출하라는 재산 명시 명령을 내린 것은 재산 분할 방식을 따지겠다는 것으로, 이혼 여부는 쟁점 삼지 않겠다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최 회장과의 이혼 요구에 반대해 온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초 페이스북에 “저의 지난 세월은 가정을 만들고 이루고 또 지키려고 애쓴 시간이었다”며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4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42.30%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