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라임 펀드, 이르면 7월부터 상환 시작… 신한금투 임 전 본부장 구속기소

투자금 1조6000억원을 환매중단한 라임자산운용이 오는 7월부터 투자금 상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검찰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피의자인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펀드 판매사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펀드의 상환 계획을 발표했다.

라임자산운용은 2분기부터 매 분기 말에 펀드 투자금 가운데 분배 가능한 금액을 판매사에 통보하고, 분기가 끝난 뒤 7영업일 안에 투자금을 배분할 예정이다. 이르면 7월 초에는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라임 측은 상환 계획에 상세한 일정을 추가해 오는 13일 판매사들에 다시 서면으로 통지할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임모 전 본부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 사모펀드는 환매 중단 시점인 지난해 10월 말 기준장부가액이 각각 플루토 1조2337억원, 테티스 2931억원이었다. 올해 2월 종료된 회계실사 결과 두 모펀드의 회수율은 플루토 50.4∼68.2%, 테티스 57.7∼78.5%로 나타났다. 플루토는 6222억∼8414억원, 테티스는 1692억∼2301억원이 회수 가능 금액이라는 의미다. 실제 투자자들이 손에 쥐게 될 투자금은 각 자펀드 별로 플루토·테티스 편입 비율, 총수익스와프(TRS)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TRS를 사용해 레버리지 비율이 100%인 일부 자펀드는 지난 2월 모펀드 기준가격 조정 당시 이미 투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라임AI스타 1.5Y1호, 라임 AI스타 1.5Y2호, 라임 AI스타 1.5Y 3gh 펀드가 이에 해당한다. 라임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자펀드를 판 뒤, 이를 모펀드에 투자하는 ‘모자 구조’로 문제를 키웠다. 모펀드가 각종 사기·횡령 혐의에 동원되면서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사라지는 부실이 발생했고, 이는 각 자펀드의 부실로 고스란히 전가됐다.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이날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피의자를 재판에 넘겼다. 남부지검은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임 전 본부장은 플루토 TF 1호(무역금융펀드)가 40%를 재간접 투자한 미국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480억원 어치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IIG는 펀드 부실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산동결 조치를 받았다. 

 

임 전 본부장은 또 라임 무역펀드의 부실을 감추려고 수익이 발생하는 펀드 17개와 부실한 펀드 17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펀드 구조를 변경해 멀쩡한 펀드에도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모 상장사에 신한금융투자 자금 50억원을 투자해준 대가로 해당 상장사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임 전 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체포된 뒤 같은 달 27일 구속됐다. 그는 이번 사태의 핵심 피의자로 도피 중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