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1일 울산시장 선거개입의혹으로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대전 중구지역을 방문해 미래통합당 이은권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자 민주당은 ‘흑색선전과 정치적 모략을 위한 뜬금포 방문’이라며 발끈했다.
미래통합당 부산·울산·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인 김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를 비운채 대전을 찾아 대전지역 후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황 후보 저격에 나섰다.
황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임을 지적한 김 전 시장은 “울산 국회의원 후보인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황 후보가 저지른 일을 직접 말씀드리고, 가면 속에 숨은 황 후보의 맨얼굴을 심판해 주시기를 호소하기 위함”이라며 “권력의 하수인인 황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제가 울산시장 후보 공천을 받던 날 황운하씨의 지시를 받은 일부 정치경찰이 울산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 하더니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가 막히는 일을 벌였다. 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으나 제가 겪은 상황은 멀쩡한 사람을 생매장하는 정치살인, 인격살인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또 “황 후보가 저지른 죄의 대가는 법정에서 받겠지만, 그 전에 대전시민이 심판해 달라”며 “공작수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람이 중구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 이어 은행동과 대사동 등 중구 지역 곳곳에서 이은권 후보와 거리 유세를 하며 황 후보를 비판하고 이은권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황운하 후보는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주민을 만나며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대신 민주당 대전시당은 김 전 시장의 행보에 대해 ‘흑색선전과 정치적 모략을 위한 뜬금포 방문’이라며 반격했다.
최영석 시당 대변인은 “김 전 시장은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 후보이자 통합당 부산·울산·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일 뿐 대전과는 연고도 없고 비전을 제시할 사람도 아닌데 통합당이 어떤 심산으로 김 전 시장을 불러들였는지 궁색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해야 할 정도로 이은권 후보의 밑천이 없는지 안타깝다”면서 “상대를 깎아내려 반사이익만 보려는 얄팍한 수를 대전시민과 중구 유권자가 단단히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