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석이 넘는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달라.”(더불어민주당)
“집권 여당의 폭주를 막아달라.”(미래통합당)
민주당과 통합당은 4·15 총선을 사흘 남긴 12일 각각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를 호소하면서 막판 표심 결집에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정이 안정돼야 한다는 기조로 충청과 수도권 격전지에서 ‘쌍끌이 유세’를 펼치며 ‘굳히기’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민주당 박수현 후보(공주·부여·청양) 지원 유세에서 “우리가 사력을 다해 선거 운동해서 1당을 확보했다. 2단계 목표는 과반이 넘는 다수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제1당을 넘어서서 150석이 넘는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야 개혁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거가 불과 3일 남았는데 이 3일 동안에 승부가 많이 갈린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투표에 많이 참여하게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 안팎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서울의 동쪽 끝인 강동구에서 시작해 인천까지 훑는 수도권 후보 지원 ‘횡단유세’를 하며 여당의 다수 의석 확보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유세에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 여당이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석이 필요하다”며 “툭하면 몸싸움하고 잊을 만하면 막말하는 사람들을 이제는 정치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여러분이 만들어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여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을 부각시키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통합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합동유세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여당이 독주하는 의회를 만든다면 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통합당에 정권을 견제할 힘을 달라”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고 폭주를 계속하는 것을 용인할 것인가, 아니면 야당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힘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로 규정한 뒤 “아직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총선 직후 더 크고 더 근원적인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을 기점으로 모든 공보물의 표어를 ‘바꿔야 산다!’에서 ‘폭주냐! 견제냐!!’로 변경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당을 만든 이후 처음으로 황교안 대표와 만난 유승민 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면 정말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며 “이 독재를 막을 수 있도록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10∼11일간 실시된 총선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 투표율인 26.69%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 4399만4247명의 선거인 중 1174만2677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야는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민주당은 여권 지지세가 강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점과 여권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20∼30대 청년층의 참여가 높았을 것으로 봤다. 통합당은 문재인정부를 견제하려는 ‘분노 투표’ 심리가 보수 성향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