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안신당…. 지난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4+1 협의체’를 만들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밀어붙인 정당들이다. 그런데 정의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3당은 지금은 이름조차 사라졌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4+1 협의체를 이끈 주역들 가운데 가장 핵심은 당연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이인영 원내대표다. 이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을 그 다음 주역이라고 부를 만하다.
4+1 협의체가 마련한 개정 선거법에 따라 치러진 4·15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이 얻은 의석까지 포함해 총 180석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는 그렇다 쳐도 홍영표·이인영 의원은 둘 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승리, 21대 국회 등원이 확정됐다.
반면 4+1 협의체에 참여한 다른 정당들의 실적은 참담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만 지역구에서 당선, 21대 국회에 등원할 자격을 얻었고 나머지 손학규 김관영 정동영 조배숙 윤소하 유성엽 후보는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4+1 협의체 참여 정당들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일부와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합쳐서 만든 민생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20대 국회 의석 기준으로 민생당이 제3당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변을 넘어 ‘참사’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결국 21대 국회는 4+1 협의체를 앞장서 주도한 더불어민주당과 유일하게 4+1 협의체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미래통합당, 이렇게 두 정당만 주요 행위자로 기능하는 양당 구도로 재편됐다. 미래통합당은 비록 의석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비례위성정당(‘미래한국당’)이 얻은 의석까지 더해 여전히 100석 넘게 보유하며 제2당의 지위를 확고히 굳혔다.
20대 국회가 출범 당시부터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국민의당 이렇게 3개 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여기에 정의당 등 몇몇 소수정당이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다당제’ 구도였다면 21대 국회는 진보와 보수 두 거대 정당만 주요 행위자로 기능하는 ‘양당제’로 완벽하게 회귀한 셈이다.
정치권, 특히 보수 야권 일각에선 “결과적으로 4+1 협의체에 가담하지 않은 미래통합당만 가까스로 살아남고 4+1 협의체에 참여한 다른 소수 야당들은 전부 고사하거나 존재감이 확 줄었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이용만 당하다가 버림을 받은 셈”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4+1 협의체의 주역들 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쓰디쓴 눈물을 흘렸다. 정의당 의석을 늘리기 위해 4+1 협의체에 참여했는데 결과적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따른 자책감을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