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월 임시국회 이틀째인 17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협의에 나선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전 대표 사퇴와 심재철 원내대표의 총선 낙선 등으로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추경안 처리가 예상보다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통합당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추경안 심의와 상정을 비롯한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일단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로부터 추경안 관련 시정연설을 청취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즉시 가동, 이르면 오는 24일 추경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통합당과의 협의가 지연되더라도 늦어도 29일 본회의에서는 추경안을 처리해 이달 내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재원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의 후폭풍으로 추경안 심사를 비롯한 임시국회 현안에 쏟을 여력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해단식에서 원내대표 회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 "추경안 내용을 일단 살펴보겠다"고만 답했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협상에 대해 "어느 정도 지도부에서 결정해줘야 하는데, 사령탑이 무너지다 보니 상의할 데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수석회동을 계기로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경우 통합당도 총선 과정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공감했던 만큼 추경 자체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두고 산정한 7조6천억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증액, 전국민으로 확대 적용하는 부분에서는 재원 마련을 두고 의견이 부딪힐 수 있다.
민주당은 추경안을 13조원 정도로 늘려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국민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으로, 추가 지출조정과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증액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전액 지출구조조정과 기금지원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한 정부 추경안에는 문제가 없지만, 국채 발행은 문제라는 견해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추경안 처리 후에는 5월 첫째주에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필수 법안들과 민생법안들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7일 "총선은 끝났지만, 훨씬 중요한 전쟁이 시작됐다. 국민 생계와 생업이 걸린 '코로나 경제전쟁'의 서막"이라며 "경제 민주당, 일자리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의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당의 지상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실업대란 긴급대책 수립에 함께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 여야가 하루라도 빨리 만나길 바라며, 미래통합당 원내지도부의 조속한 응답을 조속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상을 뛰어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고 절실해질 것"이라며 "총선 뒷수습을 해야 하는 야당 지도부의 사정을 이해하지만, 지금 꼭 해야 하는 일에 시간을 할애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해단식 후 기자들과 만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과 관련, "모든 국민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도 100% 지급을 얘기했었기 때문에 국회는 100%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안) 처리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추경 처리 외에도 20대 국회 마지막에 우리가 (본회의를) 한 번은 열어서 처리할 법안들이 있다"며 "(야당과)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그는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가 전날 '국가보안법 철폐'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그런 희망을 저도 가질 수 있고,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경제 비상시국에서 국민 생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모으는 게 우선적"이라며 "그 문제는 나중 일이지,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할 때가 아니다. 닥쳐오는 경제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가 더 급한 문제"라며 "전대를 어떻게 하고, 당권을 어떻게 할지는 다음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