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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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유가 상승 노리다 손실 볼라… 원유ETN 하루 만에 또 거래정지

사진=AP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을 점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돼 하루 거래가 정지됐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3개 종목이 거래 재개 하루 만에 다시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3개 종목에 대해 오는 20일부터 거래를 정지한다고 17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들 종목의 지표가치와 시장 가격간 괴리율이 여전히 30%를 초과해 안정화되지 않음에 따라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날까지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괴리율은 시장 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투자위험 지표다. 괴리율이 +인 경우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원유 가격이 올라도 기대 수익을 실현할 수 없다. 괴리율에 해당하는 가격 차이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실시간 지표가치 대비 시장가격 괴리율은 66.81%로 집계됐다. 신한 ETN(H)과 QV ETN(H)의 괴리율도 각각 50.24%, 31.46%에 달했다.

앞서 이들 3개 종목은 괴리율이 5거래일 연속 30%를 초과해 전날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날 거래가 재개되자 삼성(-10.13%), 신한(-15.67%), QV(-25.15%) 모두 괴리율이 급락했으나 30%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다. 이 중 신한 ETN(H)은 오는 20일, 삼성 ETN은 오는 22일 각각 추가 상장이 예정돼 있어 상장 이후 거래 정지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국제유가 급락으로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괴리율이 95.4%까지 폭등하는 등 시장 가격이 큰 폭으로 과대평가되고 있다”며 최고 등급(위험)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국제유가가 20달러 선으로 떨어지자 유가 반등을 점친 개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원유 선물 ETN으로 몰렸다. 삼성증권 등 4개사가 판매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원에서 3월 3800억원으로 3522억원(1267%)이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 물량이 모두 동나면서 괴리율이 확대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