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아버지와 딸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돼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딸은 확진자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이며, 아버지는 교회 신도로 얼마 전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부산시는 지난 19일 오후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 확진자 2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29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추가 확진자는 부산 북구에 사는 남성 A씨(58·128번 환자)와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여성 B씨(129번 환자) 등 부녀지간이다.
시는 누가 먼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아직까지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간호사인 B씨가 병원에서 감염돼 아버지에게 옮겼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반대일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긴 어렵다. B씨는 주로 병원 기숙사에서 지냈지만, 아버지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간 감염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최근 기침과 가슴 통증으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최근 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당 교회는 폐쇄됐다.
B씨 역시 해외여행 이력이 없으며, 간호사인 그는 대구 요양병원에서 옮겨온 확진자 9명이 입원한 부산의료원 병동에서 근무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확진된 첫 사례다.
B씨의 근무지인 부산의료원 확진자 병동은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 부녀의 확진으로 자가격리된 이들은 부산의료원, 교회, 학교에서 모두 370명이 넘는다.
◆부산시 ‘비상’… 부산의료원 부분 코호트 격리
시는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가장 많은 확진자를 수용·치료해온 부산의료원에서 의료진 첫 감염자가 나오자 비상이 걸렸다.
B씨가 근무한 병동에는 평소 의료진 60여명과 지원인력 40여명 등 100여명이 순환 근무 중이다. B씨의 근무 동선까지 고려하면 접촉자는 총 157명에 이른다.
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하고 의료진 등 근무자와 B씨가 접촉한 157명 전원을 2주간 병원 내 별도 공간에 격리하고 검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외래 진료 및 건강검진센터 운영도 중단했다.
현재 부산의료원에는 타지역 이송환자 12명을 포함해 모두 확진자 24명이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A씨, 부활절 예배 참석… 신도 146명 참석
A씨는 지난 12일 신도 146명이 참석한 부산 강서구의 한 중소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이에 시는 해당 교회를 폐쇄 조치하고 예배자와 A씨가 접촉한 신도 등 총 160여명에 대한 자가 격리와 전수 조사에 나섰다.
부산시에서는 지난달 24일 이후 해외입국자 등 외부 유입 환자 20명을 제외하면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시 측은 “A씨와 B씨 감염경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정확한 감염 원인이나 동선은 역학조사 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누적 확진자 129명 중 완치자는 111명이며 사망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