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불성의 취객이 고가의 수입차 벤틀리를 발로 포악스럽게 차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개돼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가운데 누리꾼들은 입을 모아 혀를 찼다.
지난 20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종합하면 전날 한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인계동 금수저 많네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이날 ‘수원 벤틀리’ 등의 제목으로 주요 포탈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도 올랐다.
공개된 영상에는 만취한 듯 보이는 젊은 남성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번화가의 큰 길가에 주차돼 있는 흰색 벤틀리 차량을 수차례 발로 차며 고성을 질렀다.
이 남성은 발길질을 하다가 잠겨 있는 차량의 뒷문을 열려고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변에서 수많은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 장면을 지켜봤다.
이들은 “차 찌그러졌다”, “당신 큰일 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몇몇은 환호성을 지르며 만취한 남성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수리비만 몇천만원이다”, “견적 5000만원 나올 것”, “생각없는 행동에 술 먹고 추태다”, “‘노답’ 인생” 등의 반응을 보이며 취객의 행동을 비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대학생인 A씨(25)는 지난 18일 오후 11시40분쯤 경기 수원시 인계동의 번화가에 정차 중인 B씨(23·남) 소유 벤틀리를 수차례 걷어차 훼손했다.
또 B씨가 차에서 내리자 “좋은 차 타니까 좋냐”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폭행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인계동을 관할하는 인계파출소에서 1차 조사를 받았다.
다음날 술에서 깬 그는 경찰 조사에서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체포될 당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는데 “수갑을 차는 꿈을 꿨다”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재물손괴 및 폭행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 당시 B씨가 탑승한 차량은 2014년식 벤틀리 ‘컨티넨탈 GT’ 모델이다. 신차 가격은 3억원대다. 조수석 문과 펜더, 조수석 창문 등이 일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작년에 중고로 1억 5000만원에 구입했다”며 “견적을 내보지 않았지만 4000만~5000만원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처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벤틀리는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기업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영국 고급 수제차 업체다. 1919년 1월18일 설립됐다. 벤틀리란 이름은 창립자인 동생 월터오웬과 형 오레이스 밀너 벤틀리 형제의 이름을 딴 것이다.
현재 포르쉐, 부가티와 함께 폭스바겐 그룹에서 럭셔리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엔 2006년 아우디와 람보르니기 딜러 중 하나였던 참존 모터스가 들여왔다.
대당 가격이 수억원에 호가해 럭셔리 수입차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장혜원 온라인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