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음주운전 단속이 다소 느슨해지자 음주운전 사고와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20일부터 운전자가 숨을 불지 않아도 음주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감지기’를 활용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비접촉식 감지기는 막대를 이용해 운전자 얼굴 앞 약 30㎝에 5초 가량 갖다 대면 음주 측정이 가능한 기기다. 음주 사실이 감지되면 램프가 깜빡이고 경고음이 나온다.
경찰은 코로나19 여파로 감지기에 숨을 불어 음주 여부를 감지하는 기존 음주 단속 방식을 지난 1월 중단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점을 지나는 모든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일제 검문식 대신 음주가 의심되는 운전자만 선별 단속했다.
그러자 올해 1∼3월 음주운전 사고는 41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늘어났고, 사망자도 74명에서 79명으로 6.8%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가 도입되고 회식 등 술자리가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증가는 심각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한편 경기 의정부시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자가격리 중인 20대 남성이 주거지를 무단 이탈했다가 구속됐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 사는 60대 남성이 같은 이유로 구속된 데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27)씨에 대해 의정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8층 병동에 입원해 췌장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2일 퇴원해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 병원 8층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A씨는 격리 해제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호원동 집을 무단이탈해 잠적했으며, 지난 16일 의정부동 한 편의점 앞에서 잠시 켜놓은 휴대전화 신호가 경찰에 포착돼 붙잡혔다. 이후 A씨는 양주시에 있는 임시 보호시설에 격리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뒤 또다시 무단이탈해 1시간여 만에 인근 야산에서 붙잡혔다.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입국 후 서울에 있는 자가격리 장소를 벗어난 베트남인 부부 및 베트남, 말레이시아 유학생 등 격리 장소를 무단 이탈한 외국인 7명을 추방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이탈을 숨기기 위해 핸드폰을 격리 장소에 두고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든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시행한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추방조치를 받은 외국인은 모두 12명이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자진 출국 신고와 관련 코로나19 영향으로 자국행 항공편이 차단 내지 축소되어 항공권 예매가 어려운 것을 감안해 20일부터 항공권이 없어도 신고를 할 수 있게끔 했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의정부=송동근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