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나노 신소재인 그래핀을 만들고,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물속 항생물질을 제거하는 흡착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곰팡이를 이용해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코발트 등 금속을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오늘은 쓰레기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해 고가의 소재를 만드는 놀라운 기술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생산
그래핀(graphene)은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입니다.
초고속 반도체와 휘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에 들어가는 미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라이스대(Rice University) 과학자들이 탄소를 함유한 모든 종류의 재료를 원료로 그래핀을 만드는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이 기술을 써 탄소 함유 물질을 약 3000켈빈(2730도)으로 가열하면 약 10밀리세컨드라는 짧은 시간에 쓰레기가 그래핀으로 변하고, 나머지 비탄소 요소는 유용한 기체로 날아가게 됩니다. 밀리초는 1000분의 1초를 이르는데요.
이 기술은 바나나 껍질과 석탄, 음식물 쓰레기, 석탄, 목재 조각 등 사용 원료가 무궁무진하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플라스틱도 극히 적은 비용을 들여 고가의 그래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버려진 페트병은 항생물질 흡착 소재로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데요. 버려진 페트병을 이용해 물속에 있는 항생물질을 제거하는 고효율 흡착 소재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습니다.
항생물질은 원래 전염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되지만, 물을 통해 섭취하면 사람과 동물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은 버려진 페트병을 써 고순도의 유기 리간드를 추출하고, 이 물질을 흡착 소재로 합성했습니다. 유기 리간드는 ‘금속-유기 구조체’(Metal Organic Frameworks·MOF) 합성에 활용되는 물질인데요, 그동안 비용이 많이 들어 대량 생산이 어려웠습니다.
연구진은 알칼리 가수분해 공정을 통해 버려진 페트병에서 테레프탈산이란 물질을 추출했는데요. 테레프탈산을 이용해 물속의 항생물질을 제거하는 다공성 탄소 복합소재를 개발했고, 이 소재에 철을 기반으로 한 MOF를 덧붙였습니다. 실험 결과 약 90분 동안 항생물질을 100% 제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추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여러 번 충전할 수 있으나 언젠가는 수명이 다하면 버려야 하는데요. 매립 또는 소각되는 폐충전지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곰팡이로 버려지는 폐충전지에서 코발트와 리튬을 추출하는 친환경적인 재활용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플로리다대의 제프리 커닝햄(Jeffrey A. Cunningham) 교수는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코발트 등 금속을 분리하기 위해 고온 또는 강한 화학물질 대신 자연에서 발견되는 유기체인 곰팡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먼저 충전지를 분해한 뒤 이를 분쇄해 펄프 형태로 만들어 곰팡이에 노출합니다. 곰팡이가 생성하는 유기산인 수산(oxalic acid)과 구연산(citric acid)을 사용해 폐충전지의 극에서 전체 리튬의 85%, 코발트의 48%를 각각 추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곰팡이에 노출된 뒤 코발트와 리튬은 액체 산성매체로 남아 있어 이 액체로부터 어떻게 두 금속을 분리할 것인지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이처럼 쓰레기장에서 매립되거나 소각되었던 음식물 쓰레기와 폐페트병, 폐배터리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가치있는 소재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쓰레기 문제 해결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한 ‘착한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 상용화되었으면 합니다.
한화솔루션도 착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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