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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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2년 맞춰… 꽉 막힌 남북관계 ‘돌파구’ 삼는다

동해북부선 남북교류협력사업 인정 / 대북제재 무관 남측 구간 연결 뒤 / 북측과 연결해 거대 물류망 완성 / 지역경제 활성화·국가 균형발전 / 통일부 “한반도 뉴딜 사업 의미 커” / 27일 제진역서 추진 기념식 개최

정부가 23일 동해북부선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정하면서 남북교류 사업이 속도를 낼 분위기이다. 이는 남측 구간 연결을 시작으로 남북철도연결을 추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두기 위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철도건설사업을 추진을 위해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대면회의를 연 데 대해 “그동안 코로나19 상황도 있었고 판문점선언 2주년이기도 해 남북관계가 빨리 활성화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의미있는 시기여서 교추협 대면회의를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 구간은 총 길이 110.9㎞인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이다. 부산에서 시작돼 북측 안변역까지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 중 유일한 미연결 구간이다.

 

남북은 앞서 2000년 정상회담을 통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연결 추진 논의를 시작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서도 남북 정상은 동해선,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재차 합의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동해선, 경의선 북측 구간 공동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까지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남북관계가 경색돼 철도 연결 사업은 1년 넘게 중단된 상태였다.

 

정부는 우선 대북제재와 관계 없는 남측 구간을 연결한 뒤 향후 남북철도연결사업을 추진해 남북관계 개선과 나아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해당 사업 구간이 연결되고 북측 구간까지 정비되면 부산에서 기차가 출발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만주횡단철도(TMR), 중국횡단철도(TCR)까지 닿을 수 있다. 남북철도연결뿐 아니라 동아시아를 넘어 대륙 간 철도가 연결되는 거대한 물류망이 완성되는 셈이다.

통일부는 23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 사업으로 인정하고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사진은 2018년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사업의 착공식 한 장면.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부는 또한 동해북부선과 철도망을 결합해 물류 개선, 산업단지 활성화, 관광산업 촉진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동해북부선을 기반으로 원주∼강릉선(현재 운행 중), 춘천∼속초선(2027년 개통예정) 등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동서 횡단철도망이 결합할 수 있다. 2022년 개통되는 동해 중·남부선(부산∼삼척) 등과 연계하면 환동해 및 강원권 통합 철도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통일부는 “이번 사업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뉴딜 사업’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동해북부선 사업과 함께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이 이뤄지고 한반도철도망(TKR)과 TSR가 완성되면 역내는 물론 동북아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교통·물류·에너지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는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는 오는 27일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