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몸통’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뒷배’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개월간의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검찰에 구속된 데 이어 사건 핵심 피의자가 줄줄이 검거되면서 사건 핵심 의혹인 ‘청와대 윗선 개입설’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거리에서 김 회장을 체포했다. 경찰은 김 회장을 추궁해 인근 단독주택에 은신해있던 이 전 부사장도 붙잡았다. 둘은 함께 도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이날까지 도피 행각을 벌여왔다.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라임의 전주(錢主)’ 역할을,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는 등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다.
경찰이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 모두를 체포하면서 답보상태에 있던 라임 사태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이 수원여객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됐으므로 경찰은 우선 김 회장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해 횡령 사건을 수사할 방침이다. 라임 사태 관련 수사는 향후 경찰이 김 회장을 검찰에 송치한 뒤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 전 행정관에게 지난해 49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네고 라임 사태에 관한 검사 관련 정보를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여객 횡령 사건과는 무관한 이 전 부사장은 이날 곧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넘겨졌다.
법조계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의 구속으로 행정관보다 ‘윗선’의 개입 여부가 검찰 수사의 초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행정관이 아무리 금감원 출신이라도, 행정관 한 사람의 힘으로 라임 사태를 무마시키진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검찰은 라임에 대한 금융 당국의 부실 감독 의혹과 김 전 행정관 사이의 연결고리 파악에 주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