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한 혐의 등으로 소위 “경찰총장”이라 불렸던 윤규근(50) 총경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윤 총경이 공범 관계였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엄격한 법리적용을 내려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윤 총경의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구속된 윤 총경은 6개월 만에 석방된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승리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라고 불렸다.
앞서 검찰은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서울 강남에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 내용을 윤 총경이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확인한 뒤 유 전 대표 측에 알려줬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윤 총경은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해준 대가로 수천만원대 주식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 등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일부 사실관계 등이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대부분 혐의에 대해 내려졌다.
특히 직권남용 혐의의 판단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 맞는지 까다롭게 따져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혐의는 당시 강남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 팀장 A씨가 직권을 남용해 경제범죄수사과 경찰관 B씨에게 사건 내용을 보고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윤 총경은 경제범죄수사과장과 공범으로 묶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부당하게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B씨에 대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사건 내용을 물어보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재배당 문제 등이 이유라고 생각했고, 이후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실제로 관련 법령에 맞게 설명 등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