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사태’의 몸통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김 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법원,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 개시…오후 늦게 발부 여부 결정
김 회장은 이날 오후 3시쯤 경기 수원지법에서 한웅희 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돈을 준 사실을 인정하느냐”, “어떤 종류의 로비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주말에 더는 조사를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이날 심리 대상은 구속영장 청구 혐의인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사건에 한정된다. 김 회장은 1조원 넘는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인물로 지목받는 것 외에 경기도 버스업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해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에서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5개월가량 도피행각을 이어왔다. 지난해 초부터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후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김 회장을 넘겨받아 관련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단순 횡령액만 1000억원 넘어, 은닉처에선 4억3000만원만 발견…은닉자산 수사 집중
김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함께 라임 사태를 일으킨 핵심인물로 꼽힌다. 김 회장은 지난해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49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네고 라임 사태에 관한 검사 관련 정보를 입수한 혐의도 받는다. 또 자신이 실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의 회사 자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김 회장의 성북구 은닉처에서 4억3000만원가량의 현금만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액만 따지면 현재 김씨가 갖고 있어야 할 현금은 1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경찰은 김 회장이 이미 다른 곳에 수백억원대의 은닉자산을 마련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도주 자금이나 유흥 자금 외에 측근을 통해 따로 관리한 돈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