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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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째 모습 감춘 김정은… 돌파구 못찾는 남북관계

27일 ‘판문점선언’ 2주년/ 코로나까지 겹쳐 관계개선 ‘험로’/ 정부 “北, 교류 끈 놓지 않은 상태/ 金 움직임 정상적… 특이사항 없어”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판문점선언 제1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반도에 고조됐던 전쟁 위기를 평화로 전환하는 기틀을 마련한 ‘4·27 판문점선언’이 27일로 2주년을 맞았다.

 

2018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와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국면에 접어든 남북은 그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원칙 등을 담은 판문점선언에 합의했다.

 

판문점선언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한반도의 봄은 쉽게 찾아들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빅딜’이 불발에 그치면서 꽃이 피기도 전에 꽃봉우리가 얼어버린 국면을 맞은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남북관계는 코로나19란 감염병 복병까지 만났다.

 

여당은 4·15 총선 승리를 계기로 재차 남북관계 개선의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꿈꾸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크고, 북한도 아직 교류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유엔 대북제재를 어느 정도 선에서 피해갈 수 있느냐가 남북 교류협력 사업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추진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따른 잠행이 미칠 파장도 향후 남북관계의 변수다.

북한 고위간부들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현재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날(태양절·4월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불참하고 종적이 묘연하다.

 

국내외 언론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변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정보당국의 판단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의 움직임은 정상적이다. 건강 문제에 이상이 생겼다고 할 만한 특별한 동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과 관련해서도 “군이 정보자산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라고 전했다.

 

박병진·박수찬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