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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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마스크’ 비공개 수주기업 후쿠시마현 소재로 확인…일각선 방사능 오염 우려도 제기

기업정보조차 부실, 의혹만 키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AP연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 국민에게 배포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라는 뜻) 수주 기업 중 한 곳은 2011년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가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전달받은 문서에 따르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임신부용 마스크를 납품한 기업은 후쿠시마현 소재 주식회사 유스비오(ユースビオ)로 확인됐다.

 

앞서 일본 정부에 천 마스크를 납품한 기업 4곳 중 고와(興和)와 이토추(伊藤忠) 상사, 마츠오카 코퍼레이션(マツオカコーポレーション) 등 3곳만 발표돼 논란을 일으켰었다.

 

이케 아키라 공산당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공개를 요구했지만 후생성 측은 “현시점에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일본 공공조달 규정상 정부는 수주 기업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후쿠시마에 본사를 둔 유스비오만 여태껏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이 회사는 앞선 다른 회사들과 달리 법인은 등록돼 있지만 ‘대표자명’을 시작으로 ‘업무내용’, ‘업종’ 등의 기업정보가 전무해 논란을 가중하고 있다.

 

문제의 기업은 ‘3년 전 설립’이라는 내용만 기업 정보에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최근 (마스크 배포 기업 등을) 다시 검토한 결과 유스비오의 마스크가 임산부에 배포된 사실이 확인돼 (기업명을) 공표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고와와 이토추 상사가 납품한 천 마스크는 전량 해외에서 생산됐다. 두 기업을 통해 배포된 마스크는 지난 14일 임산부용을 시작으로 17일부터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배포됐다.

 

이들 기업의 제품에서는 이물질이 묻어있거나 벌레가 들어있고 곰팡이가 피어있는 등 불량품이 속출해 품질 논란을 일으켜 전량 회수됐다.

 

반면 후쿠시마에 본사를 둔 유스비오는 후생성이 공개 의무가 있음에도 임신부들에게 배포된 사실만 확인됐을 뿐 제조 과정이 밝혀지지 않아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기업과 달리 처음부터 기업명이 공개되지 않았고, 앞선 기업들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기업이 아님에도 정보조차 부실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만에 하나 마스크를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했다면 방사능 오염을 둘러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기고 나섰다.

 

특히 사민당 대표의 이번 공개 후 관방 장관이 수습하듯 해명에 나서고 몇몇 언론만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한 일본 매체는 “마스크 제조기업 중 단 한 곳만 공개되지 않아 인터넷상에는 각종 의혹이 떠돌고 있다”며 “부족한 정보에 국민이 나서 기업 정보를 확인해 포털 검색어 상위에 해당 기업명이 노출됐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정보마저 불분명하자 회사와 관련된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며 “해당 기업과 관련해 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