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자연감소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올해 인구 자연감소는 1983년 사망자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년 전부터 예고됐던 ‘인구 절벽’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2854명으로 1년 전보다 2919명(11.3%) 줄었다. 2월 기준으로 1981년 이후 출생아 수가 가장 적다.
출생은 계절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하는데,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1개월 연속 1년 전 같은 달보다 감소를 기록 중이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47개월 연속으로 매달 전년 동월 대비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5.6명으로 역시나 동월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이 채 6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2월 조출생률은 2012년 10.2명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10년도 안 돼 5명대로 떨어졌다.
2월 사망자 수는 2만5419명으로 1년 전보다 2492명(10.9%)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2월을 기준으로 1983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6.2명이었다.
출생아는 역대 최소, 사망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2월 자연증가 인구는 -2565명을 기록했다. 1월에도 자연증가 인구가 -1653명을 기록해 2월까지 누적 자연감소는 -4218명이 됐다. 1983년 통계 집계가 시작한 이후 2월 기준으로 자연증가 인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도 마찬가지로 1월 기준 자연증가 인구가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연증가 인구는 지난해 11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198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보다 연초에 출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연말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난다. 그래서 12월에나 자연증가 감소가 나타났는데 이제는 연간 흐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우리나라 연간 인구가 처음으로 자연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월 신고된 혼인 건수는 1만9104건으로 1년 전보다 905건(5.0%) 늘었다. 혼인신고일 수가 늘어서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혼 건수는 8232건으로 전년 동월 8204건보다 28건(0.3%) 늘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