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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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압박? 한·미 엇박자? '안갯속' 방위비 협상

트럼프 "한국이 더 많기 내기로 합의" 언론에 흘려 / 청와대 "협상은 계속 진행 중"… 美 향한 불만 감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 파장이 일었다. 청와대는 “협상이 끝난 게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앞서간 것임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SMA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가 청와대 반응이 알려지면서 SMA 협상은 도로 ‘안갯속’으로 들어간 모양새다.

 

청와대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한국이 많은 돈을 내기로 했다”고 말한 데 대해 “한·미 간 분담금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간에) 합의한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정상은 최근 전화 통화를 했으나 코로나19 대응 관련 협력만 논의했을 뿐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해선 얘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이 국방협력 합의를 위해 미국에 돈을 더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언급했다고 전하면서도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점을 기정사실로 만듦으로써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왔다.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놓고 여전히 의견차가 큰 한·미 양국 정부 사이에 괜한 엇박자만 노출된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미 간 SMA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며 타결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란 점이다. 지난해 시작한 한·미 방위비 협상은 최근 실무선의 조율을 거쳐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표류,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