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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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시공사 대표 경찰조사 없었다…'거짓' 논란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의 시공사 ㈜건우 대표가 경찰조사를 이유로 유족들에게 하려던 '2차 사과'를 돌연 취소했지만 경찰에 출석한 적도, 경찰이 소환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시공사 측이 일부러 유족들과 만남을 피하기 위해 핑계를 댄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건우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소환 조사는 오늘(30일) 없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시공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수사를 진행한 뒤 순차적으로 사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건우 대표이사 L씨는 이날 오후 1시55분께 이천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5분여 동안의 짧은 사과를 한 뒤 현장을 빠져 나왔다.

 

사고 원인 등 현장 설명을 기대한 유족들은 시공사 측의 태도에 강력히 항의하며 L씨 멱살을 잡는 등 임원진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시공사 측은 오후 8시 유족들과 다시 만나겠다며 '2차 사과'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오후 6시30분께 경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돌연 2차 사과를 취소했고, 다음날 다시 유족들을 만나겠다고 이천시 관계자를 통해 전했다.

 

유족들은 시공사의 갑작스러운 일정 취소에 황당해했지만, 다음날 시공사 측이 방문할 거라는 시 관계자 말을 믿고 허탈한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시공사 측은 이날 경찰조사가 예정돼 있지도 않았고, 시공사 임원진이 경찰조사에 출석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사 측이 유족들과 만남을 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천시 종합민원국장이 직접 시공사 대표이사와 통화해 경찰조사가 있어 출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유족에게 전달했을 뿐"이라며 "대표이사가 거짓말했을 거라고 생각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사실확인을 위해 오후 10시40분께 시공사 전무와 통화했는데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며 "대표이사가 경찰조사에 출석했고, 휴대전화를 압수당해 압수증명서까지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