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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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지시로 손석희·윤장현 접촉한 공범들, 구속심사 출석

조주빈 지시받고 손석희·윤장현 만나 / 수천만원 받아서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 /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져
지난 3월25일 오전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기소)의 유명인 상대 사기 행각을 도운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김태균 부장판사 심리로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이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씨와 이씨는 심사에 앞서 각각 오전 10시13분, 10시22분쯤 취재진을 피해 차례로 법정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주빈의 지시를 받고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만나 수천만원을 받고 조주빈에게 이를 전달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자신을 ‘흥신소 사장’, ‘청와대 최실장’이라고 속여 손 사장 및 윤 전 시장에게 접근해 협박성 발언 등을 하며 돈을 요구했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최실장·흥신소 사장님의 심부름을 왔다”는 식으로 직접 손 사장과 윤 전 시장을 만나 돈을 받고 이를 조주빈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박사방 유료회원들의 가상화폐를 받아 환전해 준 혐의(범죄수익 은닉), 조주빈이 박사방 개설 전 마약을 판다는 허위광고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을 때 이에 동참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도 함께 받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전체적으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한편 손석희(64) 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25일 ‘프리랜서 기자 김웅(50)씨로부터 손 사장과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해달라는 사주를 받았다’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 조씨의 금품 요구에 응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JTBC는 “조주빈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씨(김웅)가 손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며 경찰도 진본인 줄 알 정도로 정교하게 조작된 김 씨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면서도 “손 사장은 아무리 K씨(김웅)와 분쟁 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씨는 증거에 대한 금품을 요구했고, 손 사장은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응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손 사장은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고 조씨의 협박에 응한 이유에 대해선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김웅)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며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