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살인 ‘부따’ 강훈이 판사를 사칭하며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접근, 사기를 쳤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 전 시장은 강군을 진짜 법관으로 여겨 돈을 건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6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11개 혐의로 강군을 구속기소했다. 강군은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인 조주빈(25·구속기소)의 공범이다. ‘부따’라는 닉네임을 썼다.
검찰에 따르면 강군은 지난해 11~12월 자신보다 50세 이상 저 많은 윤 전 시장에게 접근해 현직 판사인 양 행세하며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1000만원을 받아 바로챈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당시 윤 전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다급한 처지였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강군의 공범인 조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공치되며 얼굴 등 신상공개가 이뤄질 당시 “윤장현 시장님께 죄송하다”고 말해 화제가 됐었다.
강군은 지난해 9~11월 조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을 포함한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성착취 범행 자금으로 제공된 가상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 피해자를 협박해 새끼손가락 인증 사진을 전송받고 전신 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이 밖에 강군이 지난해 7~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알게 된 피해자의 얼굴에 타인의 전신 노출 사진을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사진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올린 정황도 잡고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강군이 텔레그램 ‘박사방’ 개설 초기 ‘부따’라는 닉네임을 쓰며 성착취 영상물 제작을 요구하고, 조주빈을 도와 박사방의 관리·홍보와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추가로 확인되는 공범 및 여죄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해 범죄단체조직죄 등 범행 전모를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협업해 추가 범죄수익 및 은닉한 수익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