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6일 “유가족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생각”이라며 “그게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건 수양부족이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난극복위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이천 화재참사 합동분향소에서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등 답변 태도가 논란을 빚었고 미래통합당 등 야권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자 하루 만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당) 장제원 의원 등의 저에 대한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충고해 주신 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 진행되는 유가족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저도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장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이 위원장은 관련 내용을 묻는 질문에 “바쁘다”고 하면서 취재진을 지나쳤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간담회 도중 보좌진이 보낸 문자를 읽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해당 문자에는 ‘분향소를 다시 찾는 것은 잘못을 시인하게 되는 것이고, 야당의 공세에 밀려서 가는 모양이 되며, 재방문 시 유족들의 격한 반응이 예상된다. 분향소 재방문은 신중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이 위원장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앞서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가 유족들에게 한 말은) 논리적으로 틀린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소름이 돋나.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도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인의 전형,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사과하자 장 의원은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통곡하고 있는 유족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따뜻한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민생당 정우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낙연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