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헬멧을 바닥에 강하게 내던지는 등 거친 행동을 보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28·사진 오른쪽)이 중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는 21일 리그 규정 벌칙내규 1항과 7항에 따라 하주석에게 출장 정지 10경기, 벌금 300만원,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상벌위는 전날 오후 화상으로 하주석의 징계 수위를 심의했었다.
앞서 하주석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8회 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다. 상대 투수 구승민의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한 송수근 주심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다.
이에 송 주심은 퇴장을 선언했고, 하주석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화를 내며 격렬하게 맞섰다. 이후 더그아웃 앞에서 욕설과 함께 집어 던진 헬멧이 벽을 맞고 튕겨 나와 웨스 클레멘츠 수석 코치의 뒤통수를 강타했으나 바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장면이 TV 중계로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상벌위는 이 같은 위험한 행동으로 경기장 질서를 문란케 했다며 하주석을 엄벌했다. 비슷한 사례로 퇴장당한 키움 히어로즈의 내야수 전병우가 벌금 50만원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가 된다. 실제로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선수가 추가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일은 흔하지 않다.
KBO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기장 내 과격한 행동 등으로 팬에게 실망감을 주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10개 구단에 철저한 선수단 교육 실시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한화는 하주석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었다.
하주석은 구단을 통해 “주장으로서 경솔한 행동으로 팬과 동료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심판께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2군에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참고로 리그 벌칙내규 1항은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위원회 판정에 불복하여 퇴장당했을 때 경고,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100만원 이하, 출장 정지 5경기 이하의 제재를 내릴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7항에 따르면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 판정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의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 유소년 봉사활동,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장 정지 30경기 이하의 제재를 내릴 수 있게 돼 있다.
한편 올시즌 경기 도중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사례는 하주석까지 모두 6번 있었다. 그에 앞서 이용규(키움)와 김현수(LG 트윈스),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전병우, 김원형 감독(SSG 랜더스)이 퇴장 조치됐으며, 후속 징계를 받은 건 전병우가 유일했었다.
앞서 KBO는 올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고, 선수 또는 코칭스태프의 볼 판정 관련 항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