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7일 선출된 김태년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재수생’이다. 지난해 민주당 정책위의장에서 내려온 뒤 치른 원내대표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득표를 한 김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인 동료 선후배 의원들에게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원내대표 선거에 3명 이상 출마하면 결선투표까지 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성호 의원이 9표를 얻는 데 그치며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갈렸다. 김 원내대표는 163명의 지역구 당선인 표 중 딱 과반인 82표를 얻었다.
김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재선급 이상 의원과 광주·전남 의원들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완주·진선미 의원 등이 주도하는 당내 개혁 성향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설훈·우원식 의원 등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표심이 김 원내대표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당내 여성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이 발 벗고 나선 덕분에 여성 의원들의 표심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오전 선거운동 기간이 지났는데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돌려 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광주·전남 지역구 초·재선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이해찬 대표 등 당권파 중심의 지지도 당선에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동정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도 두 번째 도전임을 알리면서 절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저에게 더 이상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모든 열정을 불태우고, 더 낮은 자세로 의원들을 받들며 성과를 내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