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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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정직 처분에 “학문 자유 억압” 반발

연세대 교원징계위, 정직 1개월 의결·통보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를 가리켜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류석춘(65) 연세대 교수(사회학)에 대해 학교 측이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중징계의 일종인 정직은 교원 신분은 유지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으며, 보수 전액이 삭감되는 징계다. 류 교수는 학교 측의 이런 처분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대학 교원징계위원회는 이날 류 교수에 대해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하고 이를 류 교수 측에 통보했다. 연세대 정관에 따르면 교원의 징계 수위는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가운데 정직의 경우 해당 기간 동안 교원 신분은 유지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보수도 받지 못 한다.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해 9월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강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는 학생들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으면서 성희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정의기억연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류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

 

정의기억연대는 또 류 교수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의 전신)이 개입해 할머니들을 교육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은) 해방 이후 쥐죽은 듯이 와서 살던 분들인데 정대협이 개입해 국가적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라고 주장해 연대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부분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류 교수의 발언들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 지난 3월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한편 연세대 측은 올해 1학기 류 교수가 맡을 예정이었던 사회학과 전공과목들에서 류 교수를 배제하고 대체 강사를 투입했다.

 

지난해 12월2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1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 “징계위원회의 판단에 불복하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혹은 행정재판 등의 방법을 최대한 활용해 진실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에서 류 교수는 징계위가 그의 발언을 두고 ‘수강생들이 성적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녹음파일과 녹취록에서 전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발언을 들은 학생이 고소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고, 성폭력대책위 조사에 응할 생각도 없다고 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류 교수는 “이 사건은 성명 미상의 학생이 녹음한 강의 내용을 언론에 유출해 재구성된 사건으로,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토론에 재갈을 물려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자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연세대 재학생과 동문 단체들은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여러 차례 집회를 열고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해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