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행’을 이어가 신변 관련 온갖 설이 난무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개월여만에 중국에 ‘친서 외교’를 재개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구두 친서를 보내 “중국에서 이룩된 성과에 대해 우리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시진핑) 동지에게 중국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사업에서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구두 친서를 보내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총서기 동지(시진핑)가 중국 당과 인민을 영도하여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면서 축하하시였다”고도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건강을 기원했다고도 통신은 덧붙였다.
다만 통신은 김 위원장의 구두 친서가 시 주석에게 전달된 날짜나 구체적인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에게 보내는 김 위원장의 이번 친서는 약 3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월1일(보도날짜 기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위문서한을 보내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중국 공산당에 지원금을 보낸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식구’, ‘친혈육’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북한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금까지 전달하며 대중 관계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구두 친서 역시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북미 관계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놓여 있고, 북한 내부 역시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