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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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이 원래 이긴 것” “민경욱 대통령!”… 진중권 “영원한 루저의 길”

민경욱, ‘세상 뒤집어질 증거’라며 공개 / “기표되지 않은 비례투표 용기 무더기 발견” / “서초을 사전투표용지가 분당을 지역에서 발견” / 공병호 “통합당서 전화 한 통 안 와” / 진중권 “선관위에 투표용지 관리 잘 하라고 하고 끝낼 일… 지상파 출구조사도 조작인가?”
4·15 총선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민경욱 의원(왼쪽)과 그의 주장을 반박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부정선거 의혹 관련 증거를 11일 공개했다. 그는 여러 장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고 나타나 이 것이 ‘세상이 뒤집어질 증거’라고 했다. 

 

민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4·15 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 의원과 공변호 전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안상수 통합당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보수 유튜버 등 지지자들은 ‘민경욱 대통령’을 연호했다. 국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장 참석자 숫자를 제한하자, 입장하지 못한 일부 지지자들이 한때 항의하며 소란을 피우는 광경도 벌어졌다.

 

민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요일(11일) 2시 국회 토론회장에서 세상이 뒤집어질 만한 증거를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투표관리관의 날인 없이 기표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비례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민 의원은 “약속 드린 증거를 드리겠다. 서초을 사전투표용지가 분당을 지역에서 발견됐고, 분당갑 투표용지가 분당을에서 발견됐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투표관리인의 날인 없이 기표되지 않은 비례투표 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된 것 역시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이번 총선에서 무더기 혼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관련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지분류기와 계수기는 전산망에 연결돼서는 안 되는데 분류기에 최초 코드를 다운받는 절차가 있고, 계수기는 통신모듈이 있다”라며 “조작값을 다운받았을 가능성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증언한다는 내부 관계자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민 의원은 자신이 출마한 인천 연수을 선거에서 세 후보가 관외 사전투표로 얻은 득표수를 관내 사전투표 득표수로 나누면 0.39라는 일정한 숫자가 나타났고,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통합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이 모두 63대 36으로 비슷하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한 공 전 위원장은 “선거가 조작됐다는 것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면서 “이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어떤 목표로 조작을 했는지 밝혀내야 하는 단계다. 재검표하면 통합당이 35~39석을 되찾아 상당수 지역에서 승패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통합당에서 저한테 전화 한 통 안 왔다”면서 “(통합당 의원, 당선인) 비겁하게 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이들은 “통합당이 투표에서 이겼는데 개표에서 졌다”면서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진중권 페이스북 갈무리.

 

◆진중권 “그 난리 바가지 치고 증거는 쥐 새끼 한 마리”

 

민 의원의 주장을 여러 차례 반박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도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태산명동에 서일필(태산이 쩡쩡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결과는 생쥐 한 마리가 튀어나왔을 뿐)이라고. 그 난리 바가지를 치고 증거는 쥐 새끼 한 마리. 고작 해야 그냥 선관위에 투표용지 관리 잘 하라고 하고 끝낼 일을”이라며 민 의원 측 주장이 세상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음모론’이라는 것은 결코 반박되지 않는다”면서 “반박된다면 성공적인 음모론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전국의 투표함을 다시 다 까집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도, 음모론적 상상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때는 재검표 자체도 조작됐다고 또 다른 음모론을 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단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패인을 분석할 수 있다. 패인을 알아야 다음에라도 이길 방법을 찾을 수 있고”라며 민 의원 측에 일침을 날렸다.

 

진 전 교수는 “현실 자체를 부인하니, 영원한 루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면서 “개표고 나발이고, 개표 마감 한 시간 전에 집계되는 방송사 출구조사의 결과도 여당의 압도적 승리를 말해주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방송사) 출구조사도 조작했다고 할 건가? 아니, 개표결과가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결과와 현저히 다르게 나타나기라도 했다면 의심을 해볼 만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아니다. 이번 건은 의혹제기의 전제조차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싸움은 현실에서 벌어지는데 망상으로 피난 가서 대체 뭘 하겠다는 건지. 그 망상 속에서 영원히 승리하라. 주관적으로다가”라며 글을 마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