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n번방’의 개설자 ‘갓갓’(대화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오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갓갓은 12일 오전 10시20분쯤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받기 위해서다.
와인색 후드티에 검은색 바지와 모자를 눌러 쓴 갓갓은 포승줄에 묶인 채 안경과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냐’, ‘왜 소환조사에 응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닫은 채 경찰 호송차에 올랐다.
갓갓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곽형섭 부장판사 심리로 30분 만에 끝났다. 갓갓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정을 빠져나온 뒤 심경에 변화가 생긴 듯 기자들의 질문에 짧은 답변을 내놨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갓갓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 두 차례나 했다.
갓갓은 24세 남성 대학생 문모씨로 밝혀졌다. 갓갓은 추적이 어려운 모바일 메신져인 텔레그램에서 일명 ‘n번방’을 만들어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다. ‘n번방’은 ‘박사방’, ‘고담방’ 등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격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갓갓을 추적해왔다. 경찰은 지난 9일에 갓갓을 피의자로 특정해 소환 조사를 했고, 자백을 받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갓갓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발부된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갓갓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