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2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 사전 인지 여부 논란과 관련해 2017년 12월 발간된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결과 보고서의 결론을 재차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는 일본이 지급하기로 한 10억엔의 액수 등에 관해 피해자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2017년 작성된 TF 보고서 결론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쪽에 때때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면서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확인, 국제사회 비난·비판 자제 등 한국 쪽이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는 것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돈의 액수에 관해서도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위안부 합의 사전 인지설과 관련해 지난 7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돼 야당이 가세하고, 윤 당선인이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핵심 쟁점은 윤 당선인이 언제 합의 내용을 인지했는지, 어느 정도의 설명을 들었고 또 ‘의견 수렴’을 거쳤는지이다. 이 할머니는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윤 당선인 혼자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당시 고위 당국자들이 윤 당선인에게 사전 설명했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이들은 대부분 퇴직했거나 현재 본부에 근무하고 있지 않다.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었던 미래한국당 조태용 대변인도 이날 “합의 발표 전에 외교부에서 윤 당선인에게 합의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전에 협의한 일이 없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소녀상 철거’, ‘불가역적 해결’, ‘국제사회 비난 자제’ 등 문제의 합의 내용은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당일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진실 공방을 둘러싼 전직 외교부 관계자들의 발언과 관련해 “TF 보고서를 누가 반박했느냐”며 “한국 쪽이 취해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고, 돈 액수에 관해 피해자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반박한 당국자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TF보고서가 진실이라는 취지다.
TF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말부터 외교부가 다루는 국장급 협의와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이 나선 고위급 비공개 협의 중 후자로 협상 축이 옮겨갔다. 일각에선 두 채널이 접근하는 정보가 달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외교부 장관 직속으로 위안부 피해자 합의 검토 TF가 발족됐다. 그해 12월27일 발표된 보고서는 정부 측과 피해자 단체가 협의를 진행했지만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결과적으로 피해자들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결론을 골자로 한다. TF 위원장은 오태규 현 주오사카 총영사, 부위원장은 선미라 현 주폴란드 대사와 조세영 현 외교부 1차관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