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경비원 폭행 가해자 “주민들이 허위과장된 주장하고 있다”…경찰 출국금지 조치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경찰, 이번주 중 소환해 조사할 계획
지난 10일 새벽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최씨가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시작된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최씨가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초소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입주민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서울 강북구 소재 한 아파트 입주민 A씨를 전날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내에 A씨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달 21과 27일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자신을 돕던 아파트 입주민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 너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A씨와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청원인 “가해자가 연예계 종사하는 분, 매니저일 하던 분이라고 들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엄벌 등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이 11일 게시한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12일 오후 11시29분 기준 24만1472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 또는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됐다.

 

경비원 최씨가 일했던 아파트의 입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글에서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인해 4월말부터 20일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었다"면서 "깨끗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며 아파트 안쪽 청소도 모자라 아파트 밖까지 청소하시는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이었다. 아침마다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해주시며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셨다"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은 "(가해자가) 연예계 종사하는 분, 매니저일 하던 분이라고 들었는데, 조폭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면 수사 진행을 부탁드린다"며 "마음 같아서는 사형 집행을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 사형은 아니더라도 무기징역을 원한다"고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요구했다.

 

그는 "경비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며 "제발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엄한 형벌이 나올 수 있게 같이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 “경비 노동자 죽음, 개인의 비관 아닌 사회적 타살”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번 사건의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밝혔다.

 

추모모임은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가 입주민 갑질에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은 지 6년이 지났다"며 "하지만 대낮에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막말과 갑질, 폭력 끝에 경비원이 또다시 숨졌다. 강남과 강북에서 6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령의 경비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이들은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하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는 "한 개인이나 아파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주변 어디서나 이런 현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폭력 사건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비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어땠는지 반성하고 노동권 사각지대에 관해 관심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은 "폭행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