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3일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 ‘갓갓’(대화명) 문형욱(25·사진)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박사방’ 사건 피의자인 조주빈(25)과 강훈(19), 이원호(19)에 이어 문씨는 텔레그램 성 착취와 관련한 네 번째 신상공개 사례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쯤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전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문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논의했다. 위원회는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외부인원 4명과 경찰 내부인원 3명이다. 문씨의 신상공개에는 위원 모두가 찬성했다. 위원회 측은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다”며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와 동종 범죄 예방 차원에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문씨의 이름과 출생연도(1995년), 증명사진을 공개했다. 문씨의 출신 중고교와 대학교, 졸업사진 등 신상정보 일부는 전날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 안동경찰서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갓갓은 지난해 2월부터 텔레그램에서 1번에서 8번까지 번호를 붙인 통칭 ‘n번방’을 만들었다. 갓갓은 20∼30명의 피해자에게서 받아낸 수백개의 영상을 ‘n번방’에 배포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