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코로나와 연관 있나”… '어린이 괴질' 속출에 美·유럽 비상

입력 : 2020-05-15 06:00:00
수정 : 2020-05-15 07:48:52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유럽 5개국·美 15개주서 발병… ‘원인불명’에 불안감 고조 / 대다수 폐질환·호흡 곤란 없지만 / 고열·발진·안구 출혈 등 증상 보여 / ‘가와사키 병’과 유사하지만 새 질환 / 英, 8명 발병 뒤 100명 유사증세 / 뉴욕주 환자만 102명… 3명 숨져 / 전문가들 “팬데믹 이후 발생 주목 / 감염 뒤 항체형성 영향줬을 수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원인불명의 괴질 증상을 앓는 어린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영국·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5개국에서 이런 증상의 어린이 환자가 나왔고 미국에서는 뉴욕 등 15개주에서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사례까지 보고돼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BBC방송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성 질환이 8명의 어린이에게서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약 100명의 어린이가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기 발병한 어린이 8명 가운데 1명은 이날 숨졌다. 숨진 소년은 14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기저 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대부분은 심각한 폐질환이나 호흡곤란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고열과 발진, 안구 충혈, 종창, 일반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의료진은 이 ‘어린이 괴질’이 통상 5세 이하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는 희소병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하지만 새로운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의 한 병원에 9살 소년 바비 딘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원인불명의 어린이 괴질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바비는 심한 탈수와 복통 등의 증상으로 입원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염증성 질환 진단까지 받았다. 다행히도 6일간 입원 치료 후 어머니의 날인 지난 10일 엄마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로체스터=AP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어린이 괴질이 15개주에서 발병하면서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에서 현재까지 102명의 어린이 괴질 환자가 발생했고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조지아, 켄터키 등 15개주에서도 발병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뉴욕에서는 이 질환으로 어린이 3명이 숨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주 보건국은 다른 49개주 보건당국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괴질을 앓는 어린이 환자들은 고열과 피부 발진, 심한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 쇼크’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중 약 60%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리즈 휘태커 박사는 “코로나19 유행이 이뤄진 뒤 어린이 괴질이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감염 후 항체 형성이 어린이 괴질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대학의 마이클 레빈 박사도 “어린이 괴질에 감염된 대부분이 코로나19에 음성반응을 나타냈으나 항체 반응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타났다”며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영향에서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이날 이 증상을 보인 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증상이) 가와사키병과 비슷하지만 증세가 훨씬 심하고 발병률도 더 높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루치오 베로니 박사가 이끄는 이 연구팀은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교황요한23세 아동병원에서 치료받은 어린이 염증증후군 환자 10명의 사례를 이전의 가와사키병 환자들과 비교분석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의료진이 공조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BBC는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