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지막 날에 웃은 건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이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소재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의 산길·숲길 코스(파72·6601야드)에서 열린 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 출전해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KLPGA 투어 2년차로 29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억2000만원이다.
1타 차로 2위에 그친 임희정(한화큐셀)은 전날 3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며 엄청난 샷감을 선보였지만 이날의 퍼팅감은 다소 아쉬웠다. 특히 7번홀(파5)과 13번홀(파4)에서 보기 플레이에 그친 게 치명적이었다. 박현경은 이들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역시 1타 차 2위인 배선우(YG스포츠)는 전전날인 2라운드에서 비오는 날씨에도 7타를 줄이는 실력을 선보였지만 이날에는 4타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25)는 이소영(23·이상 롯데)과 함께 나란히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우승 직후 동료에게 ‘꽃세례’를 받으며 눈물을 흘린 박현경은 인터뷰에서 “계속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이뤄져서 예전 (아마추어 시절) 우승보다 더 감동이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마음고생이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진짜 내색을 많이 안 하려고 했는데,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며 “훈련도 이런 순간만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박현경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고 있는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솔레어)과 훈련을 같이했다고 알려졌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 앞두고 동계훈련을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시작했다”며 “우승까지 이어져 더 뜻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3라운드 끝나고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며 “이렇게 응원과 사랑을 받으면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자고 생각해 긴장이나 부담이 덜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토지신탁 등 후원사와 가족,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그는 “올해 첫대회부터 생각지도 못한 우승이 왔다”며 “욕심나는 타이틀은 평균 타수상인데,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받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포탈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한몸에 모은 유현주(골든블루)는 아쉽게도 총합계 1언더파를 기록, 공동 51위를 기록한 채 대회를 마쳤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