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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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줄여 일자리 지키면 노사에 세제 혜택 검토

4월까지 실직자규모 207만명 / 2000년 이래 최다… 고용한파 심각 / 정부, 6월 초 고용유지정책 발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실직자 규모가 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임금을 줄여 일자리를 지키면 노사 양측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 고용유지를 위한 다양한 카드를 검토 중이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4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실직자 수는 207만6000명으로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다였다.

이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는 104만5000명으로 이 역시 2000년 이래 최다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63만8000명)의 종전 최다기록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 4월 1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설명을 듣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하상윤 기자

통계청은 매달 중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하면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직 인원·시기·사유를 파악한다. 응답자가 실직 사유 가운데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4개 항목을 고른 경우 ‘비자발적 실직자’로 분류한다.

실직자는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가운데 5인 미만(1∼4인) 사업장에서 85만5000명이, 5∼9인 사업장에서 45만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다. 또 영세한 자영업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기간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는 총 14만6000명이었으며, 그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1만4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부는 다음달 초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기업의 고용유지를 확산하기 위해 세금 감면 대책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사 양측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임금 삭감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사용자에게는 세금을 감면하고, 고통을 분담한 근로자에게도 세제 혜택을 줘 임금 보전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세제 개편 때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동참하는 노사 양측에 세제 혜택을 준 바 있다.

 

세종=우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