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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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롯데하이마트에선 못 쓰고 이케아에선 쓸 수 있다?!”

사용처 둘러싼 논란 끊임없이 제기돼 / 국내 업체들 역차별 당한다는 지적도 나와 /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업종 형평성 논란 인지…조정 검토”

전국적으로 1426만여 가구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 또는 수령했다. 전체 2171만 가구의 65.7%에 해당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받거나 신용·체크카드 충전 신청·수령한 가구는 1426만1313가구다. 신청 금액으로는 총 8조9121억8600만원이다.

 

전체 지급 대상 2171만 가구의 65.7%가, 전체 14조2448억원 예산 중 62.6%를 신청하거나 지급받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사용처를 둘러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GS더프레시’와 이마트의 ‘노브랜드’ 매장, 가구 공룡 ‘이케아’가 대표적이다.

 

긴급재난 지원금의 사용처를 아이사랑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 돌봄 쿠폰 사용처를 기준으로 한 때문이다. 이케아나 GS더프레시가 사용처에 포함돼 있다.

 

GS더프레시는 아이사랑카드 사용처에 가맹점이 많다는 이유로 이름을 올렸다. GS더프레시는 전국에 314개 매장이 있고 이중 152개가 가맹점이다.

 

노브랜드는 점포 가맹주소를 본사인 서울이 아닌 지역으로 신고하면서 예외가 됐고, 이케아도 과거 아이 돌봄 쿠폰 사용처에 포함되면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밖에도 주소가 서울인 경우 재난지원금을 스타벅스에서도 쓸 수 있다. 스타벅스의 본사가 서울에 있는 탓이다.

 

대기업임에도 기준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는 허점이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면 다 안 된다고 했지만 몇 곳은 이용이 가능하다"며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원칙상 안 되지만 예외가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임대 매장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이미 마트들은 임대 매장 사업자를 돕기 위해 마트 곳곳에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한 상태다. 미용실·약국·사진관·세탁소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이 아닌 해외 고가 브랜드 매장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서울시 청담동 샤넬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샤넬 백을 사는데 재난지원금을 보탤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롯데하이마트나 삼성디지털프라자·전자랜드·LG베스트샵 등 대형가전제품 매장도 사용처에서 빠졌지만, 미국 애플의 전자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프리스비' 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18일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과 관련한 형평성 논란에 대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행정안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