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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 상당할 것”… 숨진 경비원 유족,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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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두 딸이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도 함께 청구할 계획

입주민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유족이 가해자로 추정되는 입주민을 상대로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더불어 산업재해 신청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최희석(59)씨 경비원 유족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아파트 입주민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소송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서울북부지법에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변호사는 “사망 사고에서 정신적 손해배상은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며 “아직 산정이 완료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희석씨의 유족이 지난 14일 경비실 앞에서 노제를 지내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대리인은 최씨가 생전에 겪었을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과 함께 고인의 두 딸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계획이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최씨의 두 딸에게 상속된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15일 A씨의 재산을 가압류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바 있다.

 

 

한편 최씨의 산업재해 신청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노무사 측은 최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라는 입장이다. 최씨의 산업재해 신청을 대리하고 있는 이오표 노무사는 “현재 유족들과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산업재해라는 것이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노무사는 “(산업재해 신청은) 최씨의 극단적인 선택이 업무와 연관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절차”라며 “경찰 조사를 통해 폭행·폭언이 있었다고 밝혀지면 상황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평소 유족들에게도 가정의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내용이 없다”며 “최씨가 남긴 음성 유서를 통해서도 상황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재해 신청은 다음 주로 예상된다.

 

최씨가 지난 4일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음성 유서에는 “진짜 저 XXX씨(A씨)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아느냐”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는 “(A씨가)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갔다”며 “‘너 100대 맞고, 이 XX야. 너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최씨가 A씨로부터 극심한 공포를 느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도 있다. 최씨는 “(A씨는) 고문 즐기는 얼굴이다. 겁나는 얼굴”이라며 “저같이 마음이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나”라고도 했다.

 

18일 오전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입주민이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자신을 도와준 입주민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A씨의 처벌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씨는 “○○○ 엄마,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라며 “○○○ 엄마 아빠, ○○슈퍼 누님, ○○○○호 사모님, 정말 그 은혜 꼭 갚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말 A씨에게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달라”며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읍소했다.

 

한편 지난 18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약 10시간 동안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폭행 혐의 관련 주요 내용인 최씨의 코뼈 골절에 대해 “자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9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