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中서 '안면인식 기술'로 32년 만에 유괴됐던 아들 되찾아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32년 만에 유괴됐던 아들을 되찾은 사연이 화제다.

 

1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산시성 시안시에 사는 마오 젠징, 리 징지 부부는 1988년 유괴돼 생사를 알 수 없던 아들 마오 인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1988년 유괴됐던 마오 인(오른쪽)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생모 리 징지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시안=AFP연합뉴스 

당시 2살이던 마오는 보육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다 실종됐다. 아들이 실종되자 엄마 리는 일을 그만두고 수십 년간 아들을 찾기 위해 10만개의 전단을 돌리는 등 직접 수색 활동을 계속해왔다. 실종 아동을 찾아주는 수많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을 계속하면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가족 29가구의 상봉을 돕기도 했다.

 

덕분에 리는 전국적으로 유명인이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는 올해 초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희망이 나에게 계속해서 동기를 부여한다”면서 “나는 언젠가 내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32년이 지나 관련 정보도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지만, 최근 개발된 안면인식 기술이 아들 마오를 찾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지 당국은 시안 출신의 한 아이가 약 600㎞ 떨어진 곳으로 6000위안(약 104만원)에 팔려갔다는 언론제보에 따라 추적을 시작했다. 그의 어릴 적 사진을 토대로 30대인 모습을 복원시켰고 이를 주변 CCTV와 인적기록 등 각종 사진과 무작위로 대조했다. 유사한 모습의 후보자를 추려 DNA 테스트까지 마친 후에야 결국 쓰촨성의 한 남성이 마오 인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마오 인은 구 닝닝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쓰촨성 미안양에서 작은 디자인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와 재회한 뒤 눈물의 포옹을 마친 그는 “솔직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방식으로 6300명 이상에게 가족을 되찾아 줬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실종 아동 최대 자선단체인 ‘베이비컴홈’(Baby Come Home)은 “80년대 이후 우리가 받은 아동 유괴 제보만 3만6000여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